2. Despair

절망

마로가 눈을 떴을 때의 세상은 현란한 색깔이 혼합된 팔레트 같았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밝고 시끄러웠다. 생각이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정신이 몽롱했다. 이럴 때 언제나 옆에 있어 주었던 건……

 

마로에게 다음으로 찾아 온 건 옆구리에 아려 오는 통증이었다. 아파하는 소리를 내며 눈을 뜬 마로 옆에 다른 부대 친구인 로아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앉아 있었다. 마로의 움직임에 로아는 깜짝 놀랐다.

“마로! 깼구나! 잠깐 의사선생님 불러올 테니 기다려!”

당장이라도 뛰어 나갈 기세로 일어난 로아를 마로가 희미한 목소리로 붙잡았다.

“로아. 카므, 는?”

로아는 머뭇거리다 한숨을 쉬었다. 그는 마로에게 이 사실을 가장 늦게 알리고 싶었었다. 하지만 당사자의 가장 친한 친구가 물어 보는데 어쩌겠는가.

“우리 측에서 저번 전투 사상자를 다 확인했는데 카므는 없었어. 아무래도 실종되었거나, 배신, 을”

로아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마로가 신음을 내뱉으며 입을 열었다.

“으……. 아니, 됐어. 다 기억나. 그 배신자 자식!”

“배신자?”

“그래, 마지막 전투에서 그 새끼 얼굴 보니까 참 믿기지가 않더라. 감히 니마르의 복장을 하고, 내 앞에 나타날 생각을 하다니!”

마로는 올라오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곧 옆구리에서 전해 오는 쓰라린 통증에 얼마 올라오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다시 자리에 누웠다. 로아는 다급히 고통스러워하는 마로를 안정시켰다.

“마로! 왜 움직이긴 움직여, 너 내가 의사 불러올 때까지 가만히 있어야 돼. 너 일어나 있으면 내가 일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 테니까!”

로아는 그 말을 남기고 달려갔다. 혼자 남겨진 마로는 두 팔로 얼굴을 가렸다.

“하, 진짜 꿈이 아니라니, 정말……!”

자신의 한쪽 다리와 같은 존재를 잃은 남자는 헛웃음과 함께 울음을 터뜨렸다.

Advertisements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