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Confronts, Repeated

질긴 인연

마로는 상처가 웬만큼 낫고서도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상흔이 완전히 아물 때까지 전투에 참가하지 말라는 군의관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 카므가 한 짓의 충격이 그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기 때문이다. 카므와 만난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아군은 그를 제외하고 단 한 명도 없었다. 카므를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애초에 카므가 포로가 되게 놔둔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해 마로는 한동안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했다. 다른 부대 친구들이 지나가다 만나면 위로해 주었지만 산산조각 난 그의 마음은 그 어떠한 말도 치유해 주지 못했다.

마로가 다시 칼을 뽑은 것은 카므와의 전투 후 거의 이주일이 지나서였다. 박박 우겨서 군의관의 허락을 맡고 전장에 발을 디딘 마로의 가슴에는 증오와 원망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자신을 배신한 옛 동지에 대한 복수심과 분노로 가득한 남자는 가장 먼저 적진을 향해 달려 나갔다.

마로로서는 몇 주 만에 다시 잡는 검이었지만 그의 실력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허나, 단순한 병력 차로 밀어 붙이는 적은 전 우주에서 가장 뛰어난 검사였더라도 이기지 못했을 병사 수를 자랑했다. 마로가 소속되어 있던 부대는 그 숫자에 눌려 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몇 주 전처럼 쓰러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마로 앞에 카므가 나타났다. 그는 이제 완벽한 니마르의 병사가 되어 있었다. 마로는 그를 보고 이를 빠드득 갈았다.

“이 개같은 자……”

“받아.”

카므는 마로의 말을 끊고 그에게 붕대와 소독약, 연고가 들어 있는 봉투를 던졌다.

“응급처치약이다.” 잠깐 망설이다가 또 한 마디. “살아남아라.”

마로는 고통에 찬 비웃음을 흘렸다. “하하, 으, 네가? 네가 나한, 테? 장난해? 으윽, 너 같은 놈이, 주는 건 받을 가치, 도 없어!”

그는 곧 옆구리를 움켜쥐며 신음했다. 이전의 상처가 도진 탓이리라. 카므가 다가오려고 했으나 마로가 휘두르는 팔에 맞아 물러섰다.

“오지 마!”

마로는 상처가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파악하느라 카므가 상처받은 표정을 짓는 것도, 그가 곧 미안한 얼굴로 피에 절어 있는 칼을 뽑아 드는 것도 보지 못했다. 그가 카므의 움직임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상황이었다.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마로는 기절한 채로 엎어졌다. 카므는 칼을 다시 집어넣고 마로를 살펴보았다. 상처가 완전히 치료가 되지 않았는지 피가 계속 흘러나왔다.

“이 정도 중상을 입었으면 회복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 대체 왜…….”

2. Despair

절망

마로가 눈을 떴을 때의 세상은 현란한 색깔이 혼합된 팔레트 같았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밝고 시끄러웠다. 생각이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정신이 몽롱했다. 이럴 때 언제나 옆에 있어 주었던 건……

 

마로에게 다음으로 찾아 온 건 옆구리에 아려 오는 통증이었다. 아파하는 소리를 내며 눈을 뜬 마로 옆에 다른 부대 친구인 로아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앉아 있었다. 마로의 움직임에 로아는 깜짝 놀랐다.

“마로! 깼구나! 잠깐 의사선생님 불러올 테니 기다려!”

당장이라도 뛰어 나갈 기세로 일어난 로아를 마로가 희미한 목소리로 붙잡았다.

“로아. 카므, 는?”

로아는 머뭇거리다 한숨을 쉬었다. 그는 마로에게 이 사실을 가장 늦게 알리고 싶었었다. 하지만 당사자의 가장 친한 친구가 물어 보는데 어쩌겠는가.

“우리 측에서 저번 전투 사상자를 다 확인했는데 카므는 없었어. 아무래도 실종되었거나, 배신, 을”

로아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마로가 신음을 내뱉으며 입을 열었다.

“으……. 아니, 됐어. 다 기억나. 그 배신자 자식!”

“배신자?”

“그래, 마지막 전투에서 그 새끼 얼굴 보니까 참 믿기지가 않더라. 감히 니마르의 복장을 하고, 내 앞에 나타날 생각을 하다니!”

마로는 올라오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곧 옆구리에서 전해 오는 쓰라린 통증에 얼마 올라오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다시 자리에 누웠다. 로아는 다급히 고통스러워하는 마로를 안정시켰다.

“마로! 왜 움직이긴 움직여, 너 내가 의사 불러올 때까지 가만히 있어야 돼. 너 일어나 있으면 내가 일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 테니까!”

로아는 그 말을 남기고 달려갔다. 혼자 남겨진 마로는 두 팔로 얼굴을 가렸다.

“하, 진짜 꿈이 아니라니, 정말……!”

자신의 한쪽 다리와 같은 존재를 잃은 남자는 헛웃음과 함께 울음을 터뜨렸다.

1. Mistake

실수

“내 유일한 실수는 널 믿는 거였구나. 하하…….”

이미 수많은 병사들의 시체로 뒤덮인 평원에 오직 두 사람만이 살아 있었다. 한 사람은 옆구리의 커다란 상처를 안고 흐려져가는 정신을 겨우 붙잡은 채로 칼을 지팡이 삼아 서 있었고 다른 한 명은 그런 사내를 무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마로.”

영혼 없는 딱딱한 부름에 쓰러질 듯 말 듯 하던 남자는 고개를 들어 다른 하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이제 네게 할 말은 없어, 카므. 이 배신자!”

비명처럼 내지른 배신자라는 말에 카므의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마치 죄책감을 느끼는 듯 어그러진 얼굴로 카므는 조용히 속삭였다.

“난 단지 가장 효율적인 선택을 했을 뿐이야, 마로. 넌 우리 부대에서 가장 똑똑했잖아. 어디가 더 승전 가능성이 높은지 보이지 않아?”

“전쟁은, 효율로 하는 게 아니야!” 마로는 씹어뱉듯 말했다. “우리의 신념과, 그에 부응해 최선을 다해서 적과 맞서는 거다. 넌 신념이라는 것이 가지는 의미도, 무게도 모르는 변절자일 뿐이야.”

그리고 내게 이 전쟁이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알면서……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로의 다리에서 힘이 풀렸다. 털썩하고 무릎을 꿇으며 쓰러지는 마로에게 카므는 멈칫하다가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마로는 휴, 한숨을 내뱉으며 붙잡고 있던 정신줄을 놓았다. 이제 정말로, 전장에는 카므 한 사람만이 제정신을 지닌 채 남아 있었다. 최후의 승리자라고도 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허나 카므는 보통 승리를 뒤따르는 희열과 안도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마로, 대체 왜, 왜 너는 이렇게까지 나를 뒤흔드는 거지?”

카므는 미세하게 숨을 쉬고 있는 마로 옆에 꿇어앉았다. 이제 보니 너무나도 그리웠던 얼굴. 전쟁으로 다져진 굳은 얼굴과 각진 언행은 마로의 여린 속을 잘 대변하지 못했다.

“바보같은, 결국 이리 맥없이 쓰러질 거면서.”

카므는 마로의 갑주를 벗기고 옆구리의 상처를 지혈했다. 딱 보기에도 칼날이 깊게 베고 들어간 자리는 그 누가 보더라도 큰 고통을 불러올 만한 상흔이었다. 카므는 능숙한 솜씨로 상처를 감싼 천을 동여매고 마로를 안아 올렸다. 그는 손목에 차고 있던 붉은 색의 소환 구슬에 대고 본인의 우주선을 불렀다. 꼭 두 명이 타기에 알맞은 크기의 선체는 둘을 싣고 마로 진영의 끝자락까지 날아갔다. 기절한 마로를 내려놓고 카므는 중얼거렸다.

“이제 영원히 작별이야, 마로. 미안하다. 네가 말하는 그 신념을 지킨다는 건 내겐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난제인 것 같아. 네게 이 전쟁이 가지는 의미도……. 너랑 난 이제 다른 노선을 걸어야 하겠지. 너와 더 이상 같은 싸움터에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가 다치는 모습 따윈 보고 싶지 않으니까. 카므가 말로 표현하지 않은 일곱 단어는 그의 가슴을 욱신거리게 했다. 뒤돌아 서서 홀로 우주선에 탑승하는 고독한 남자의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미안, 그리고 안녕, 마로……”

Descriptive Writing – Spring

봄 습작.

The long winter has gone; snow that has accumulated during the winter dissipates to show the ground below. Frozen soil slowly melts to let the hibernating frogs wake up and come out. Their harmony calls up little buds of nature. Little greenlife bursts out of the earth, signaling the arrival of a new cycle of life. It is a gift of Mother Nature – all the new things in this season are her children. Fern glisten in the water of a small stream. The stream flows until it reaches the end of the forest it started in. Springtime flowers demand attention, their delicate petals waving at passerbys. A butterfly beats its beautiful wings to reach a dandelion. It lands on the flower and starts drinking nectar from it. The butterfly then flies up, up into the air, enjoying the spring breeze.

Descriptive Writing – Summer

여름 습작.

The hottest season is here. The Summer Sun glares down at the earth like it’s going to burn everything. The wind is warm and brings the scent of greenlife with itself. It tumbles and swirls to find its origin: a great forest with trees reaching out to the sky. The forest is alive with chatters of little animals. Squirrels dart from tree to tree, calling to each other. Birds and all kinds of insects fill the air with their song. A huge parrot squawks at its partner and swoops down, catching a spider in its mouth while flying by. The sweltering hot could not penetrate the thick canopy of leaves, remaining in the air above. The forest in itself, with all its inhabitants, is giving off the sign that they are ‘alive‘.

Descriptive Writing – Winter

겨울 습작.

Winter has come. The sky is a murky gray, but as the Sun rises it gradually becomes lighter. White flakes of naïveness float down to the ground. Trees have accumulated clumps of white matter upon their leaves; it falls as the trees waver with the wind. The Sun has an unobstructed view of the earth below, dazzling rays of sunlight making the snow-covered ground sparkle and glitter. Little footprints have been made in the snow; maybe a rabbit’s. Following the treks, a small village comes into sight. A blanket of silence has covered it – every sound has been muffled. The roofs have become a dazzling, sparkling white, and clouds of warmth puff from the chimneys, signaling the awakening of the village.

Descriptive Writing – Autumn

가을 습작.

Autumn. The word, the season, brings up a sense of calmness. The weather is picture-perfect. The Sun glows brightly in the sky. Wind slightly blows, gathering fallen leaves and tossing them up into the air. Trees rustle and their leaves whisper among themselves, knowing their fate, and say goodbye to each other. Colorful maple leaves dance as they spiral down to the ground. Golden waves of wheat shimmer in the plains, waiting to be harvested. A river is flowing, not a ripple in sight, and sunshine shatters into shards of light.